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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이야기

돌려차기에 대한 고찰

Guud evening 2021. 8. 3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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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를 비롯한 발로 타격을 하는 무술에서 빠지지 않는 기술중 하나가 돌려차기 이다. 발등을 사용 하던, 앞꿈치를 사용하던, 발목을 사용하던, 정강이를 사용하던, 타격의 부위가 다를순 있지만 축이되는 발을 돌려 회전을 발생시켜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점은 동일하다. 

 이 돌려차기는 왜 타격기반 무술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기술일까?  또한 태권도장에선 왜 그렇게 돌려차기를 많이 시키는 걸까? 태권도에서 돌려차기는 왜 중요한 걸까?

 

어렵지 않다

돌려차기는 어렵지 않은 기술이다. 기술에 대한 이해와 습득의 속도를 보자면, 돌려차기는 초심자에게 그리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디딤발이 땅에 붙어있고(공중동작이 없다), 동작의 범위가 그리 크지 않으며, 그리 대단한 유연성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사용할수 있는 기술이다. 

 초심자가 고단자의 돌려차기 동작을 보았을때, 이해가 가지 않거나 어렵다라고 느낄만한 포인트가 없다. 또한 매일 한시간씩 일주일만 꾸준히 투자한다면 발차기용 미트를 타격할수 있을정도로 그다지 어렵지 않은 동작이다.  

 

가성비 발차기

'가성비'가 좋다 함은,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이야기이다. 돌려차기에 적용하여 이야기 하자면 내가 써야 하는 에너지 대비 효율이 좋다는 이야기 이다.  때문에 잘만 익혀두면 적은힘으로 상대방에게 크나큰 피해를 입힐수 있는 동작이다. 간단하고 어렵지 않은 동작이지만 큰 파괴력이 있고, 타격지점의 동선이 비교적 간결하기 때문이다(발등으로 타격을 한다고 가정하면, 준비동작부터 끝나는 지점까지 발등의 동선을 선으로 이어봤을때 그리 길지 않다). 

 

실력의 기준

겨루기 선수 출신이거나, 겨루기를 많이 해본 사람이라면 돌려차기를 수도없이 반복해봤을 터이다. 시합에서 가장많이 쓰는 발차기중 하나 였으며,(전자호구 도입후에 확실히 시합에서 돌려차기의 빈도수는 줄어들었다) 설사 지금 시합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연습을 안 할 수 없는 중요한 발차기 이다(간단한 테크닉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발차기 이면서, 응용하여 사용할수 있는 발차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태권도에서 발차기를 논할때 이 '돌려차기' 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 편이다.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이 발차기에 대해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많이 연습할 수 밖에 없을것이다. 다른발차기의 숙련도가 떨어지더라도 '돌려차기' 만 제대로 익혀놓으면 어쨌든 겨루기안에서 타격을 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춰진다고 볼 수 있다. 이 기본중의 기본인 돌려차기를 겨루기중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빠르기, 타이밍, 응용방법등이 그 기준이 될수 있고 자세히 관찰해보면 그 사람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  

 

다양성, 응용의 기점 

태권도에는 여러종류의 발차기가 존재한다. 시범단 공연을 보면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를정도로 어려운 고난이도의 발차기들을 수없이 볼 수 있다. 그 다양하고 어려운 발차기들을 한그루 나무의 '나뭇가지'라고 비유한다면 그 다양한 나뭇가지들이 달려있는 가장 큰 '줄기'는 돌려차기 라고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많은 종류의 발차기들이 돌려차기 에서 파생되었다는 것이다. 회전을 추가시켜 돌개차기가 되고, 그 돌개차기에서 계속적인 회전을 추가하면 다양한 모양의 발차기가 만들어진다. 또한, 순간 도약하여 양발로 돌려차기를 연속적으로 차면 나래차기가 되고, 스텝을 섞어 사용한다면 *빠른발, 끌어차기, 받아차기 등으로 사용가능하다.

 *정식명칭은 필자도 모르기 때문에 도장에서 배웠던 용어로 기재하였다. 

 

많이 연습시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필자가 제대로 겨루기에 눈을 뜨게된 시기는 16~17세 정도의 나이즈음이다. 그당시 다니던 도장에서 필자를 가르치던 스승님들 덕분에 재미를 알게되었고, 왜 돌려차기를 그렇게 많이 연습해야 하는지 알게되었다. 겨루기를 제대로 배우기 전까지 필자는 왜 겨루기 시합에서  돌려차기 외에 다른 화려한 발차기들을 자주 볼수가 없는건지 생각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겨루기를 배워보니 그 답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섣불리 사용했다간 얻어맞기 쉽상이었기 때문이었다. 돌려차기는 내 시야에 상대방을 가둬두고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용하고 난 이후 후속동작을 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방어도 수월하다. 하지만 기타 다른 발차기들은 순간적으로 상대방을 내 시야에서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며(뒤차기, 뒤후려차기, 돌개차기), 돌려차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의 동선이 길어 상대방이 방어하기가 수월하다(내려차기). 또한 발차기의 파괴력이 돌려차기보다 현저히 낮거나 득점으로 잘 인정이 되지 않는다(앞차기, 옆차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발차기를 많이 연습할 수 밖에 없는것이고 태권도장에서 꾸준히 몇년이상 수련한 사람이라면 돌려차기 기계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대회에서 선수들이 겨루기 하는 모습들을 보면 확실히 돌려차기의 빈도수가 줄어들었다. 대부분 원거리 에서는 발바닥을 사용한 옆차기(이게 옆차기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또는 발등을 이용한 빗겨차기, 근거리에서는 내려차기를 자주 사용하는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전자호구가 도입되고 득점을 하기위한 확률높은 발차기를 가장 많이 연습해야 하는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어쨌든 선수들과 그들을 지도하고 있는 지도자들은 경기에 이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생각해내야만 하는것이고 그 결과가 지금의 겨루기 스타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지금의 겨루기 스타일이 정착되고 돌려차기는 겨루기 대회에서 많이 볼수 없게 되었다. 어쨌든 지금 시점에서 돌려차기는 전자호구가 도입되고 확률상 득점을 많이 올려주는 발차기가 아닌 것이다. 뿐만아니라 돌려차기로 인해 파생되는 많은 발차기들(나래차기, 돌개차기 등)또한 가뭄에 콩나듯이 볼수 있을까 말까 한 발차기가 되었다. 예전 전자호구가 도입되기전 태권도 겨루기는 단순하지만 빠르고 강한 돌려차기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단순하고 느리고 임팩트 없는 몇가지의 발차기를 볼 수 있다. 태권도 겨루기는 발전하고 있는 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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