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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257 라이트급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매치인 맥그리거 포이리에의 경기가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던 경기이니 만큼 역시 볼거리가 있었고 승리는 포이리에의 2라운드 TKO 승으로 끝났다. 뛰어난 두 격투가의 경기를 보고난 후 소감을 몇 자 적어보았다.  

 

맥그리거의 펀치와 스텝은 전성기에 비해 녹슬지 않았다

1년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그래도 맥그리거는 맥그리거 였다. 그의 주무기인 왼손 카운터는 여전히 위협적으로 보였고 잽과 스트레이트는 역시나 탑랭커 다운 레벨을 보여주었다. 1라운드에 포이리에를 향한 유효타가 몇번 있었고 2라운드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아 역시 맥그리거 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  그래플링 기술도 수준급인 포이리에를 대비하여 역시나 좌우앞뒤로 거리를 유지하는 스텝또한 경기초반 나쁘지 않아보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맥그리거를 챔피언으로 만든 가장 큰 요인은 펀치력보다 경기내내 상대방을 자신의 사정거리에 넣어 두는 그의 '스텝'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 스텝을 이용해 쭉쭉 들어가는 그의 잽은 스트레이트 만큼이나 위력적이었으며 간혹 보여준 왼손 카운터 역시 무서웠다. 확실히 맥그리거는 경기에 대비하여 몸을 잘 만들어 온것 같았고 본인의 전성기때 모습을 유지하려 많은 노력을 한것으로 보였다.

 

포이리에가 더 똑똑했고 더 준비를 잘했다

이 경기를 보고 느낀건 역시 사람의 신체능력엔 한계가 있고 결국엔 최고 레벨로 가기 위해선 피지컬이 아닌 머리싸움에 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맥그리거는 여전히 탑랭커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포리이에는 맥그리거의 기술을 뛰어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맥그리거는 '카운터' 형 선수이다. 상대방과의 일정거리를 유지하면서 들어오길 기다렸다가 왼손으로 정확한 펀치를 날려 피해를 입히는 유형의 선수이다. 많은 선수들이 그의 카운터에 쓰러졌었고 여전히 그의 왼손 위력은 유효한것 처럼 보였다. 포이리에도 당연히 이 사실을 모를리 없었고 카운터 대비 다리를 묶어버리는 방법을 들고나왔다. 아마 훈련중 많은 시간을 이 킥을 갈고닦는데 사용하였을 것이다.(사실 맥그리거 같은 유형의 선수를 공략하는데 킥을 사용하는것은 정석적인 방법이다. 다만 맥그리거같은 상위수준의 선수의 발을 묶은 사례가 없었을뿐) 맥그리거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내 다리에 미식축구 공 하나가 박혀있는것 같았다' 라고 이야기 했다. 포이리에의 선택은 적중했고 맥그리거는 그의 로우킥에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갈수 밖에 없었다.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펀치에 힘이 실릴 수 없었고 맥그리거가 '가장 잘하는 것'을 못하게 되어 버렸다. 때문에 맥그리거는 본인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풀어나갈수 없었고 2라운드가 진행되었을때 포이리에에게로 승기는 기울어 가고 있었다. 결국 포이리에는 본인이 잘하는 근접전 펀칭 싸움으로 맥그리거를 끌어들였고 유효타를 날리며 맥그리거를 쓰러트렸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는 역시 힘들다

맥그리거는 최고 수준의 선수이다. 기행도 많고 안티도 많은 선수이지만 그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그가 정상에 꽤 오래 있었던 만큼 그를 공략하는 방법 또한 여러가지로 다른선수들에게 연구되었을 것이고 그 결과로 그에게 패를 안겨주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만큼 정상에 있는 선수 또한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연구와 전략이 필요하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야 하고 자신의 장점을 알고 공략해오는 선수들 대비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것이며 이 과정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의 경기후 정상에서 한풀 꺾인 맥그리거 였지만 그의 평소 성격을 보았을때 이번 경기도 철저히 준비했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랜 공백기가 있어서 그랬는지 이번 포이리에와의 경기는 사전 분석이 완벽히 이루어 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더러 들기도 한다. 

 

맥그리거는 앞으로 어떤방향으로 경기력 향상을 해야 할까?

맥그리거의 장점은 뛰어난 복싱기술이다. 일정거리를 유지한채 들어오는 상대에게 정밀한 카운터를 날리는 기술은 세계최고이다. 그에비해 단점은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체력과 근접전에서의 대처능력이다.  (하빕과 포이리에가 그의 단점을 잘 공략했다고 볼 수 있다. ) 그렇다면 그의 단점인 근접전(그래플링)과 체력을 키우는게 좋은 방법일까? 지금 맥그리거가 그래플링 기술을  갈고 닦는다 해도 근접전에서 하빕 정도의 수준급 선수들과 겨룬다고 해서 이길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아니면 현재 가지고 있는 탁월한 능력의 펀치기술을 더 갈고 닦아 정밀한 타격감을 키워야 하는걸까? 포이리에와의 경기에서 본것 처럼 맥그리거의 복싱은 이미 다 알려져있고 많은 선수들이 그를 상대할때 1차적으로 그의 복싱대비책을 들고 나올 것이다.  
 난 맥그리거의 머릿속을 들어가보지 않았지만 굉장히 복잡할것 같은 생각이 든다.  격투기선수로서 연명하려면 어쨌든 승리를 해 나가야 할텐데 나의 단점을 커버하고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나간다는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정답은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을 것이다. 누구도 그에게 시원한 대답을 내려주지는 못 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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