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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레전드 이세돌이 은퇴후 이런말을 했다. "저는 바둑을 배울때  학문적인, 예술적인 접근방식으로 배웠어요. 그 때 대부분의 프로기사 분들은 자기만의 연구로 '무언가'를 만들어갔어요. 그런데 요즘은 AI 가 나오면서 인터넷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대국을 쉽게쉽게 습득할 수 있게되었어요. 그게 시대의 흐름이고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처음 제가 바둑을 배웠을때의 '그건' 아니었어요"

 

이세돌이 말하는 바둑

전바둑기사 이세돌은 바둑을 배웠을때 학문, 예술의 영역에 있는 그 무언가라고 이야기 하였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분명 바둑을 배우면서 어떠한 기술을 익혀나가는데 적지않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바둑 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바둑은 정말 그래 보인다. 넓은 바둑판에 돌들을 올리면서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나의 영역을 쟁취해 나가며 승리를 가져와야 하는 것이데, 한정된 바둑판에서 돌하나하나 올리는 행위에 많은 고민이 필요할것이라 생각된다.  

 

AI가 시대를 바꾸고 있다

이세돌이 구글에서 만든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의 공식전적은 12승1패이다.(이세돌 9단과의 경기에서는 4승 1패 하였다) 이세돌 외에 다른 정상권 바둑기사들과의 대국에선 진적이 없다. AI의 학습능력이 어마무시하다는걸 이 수치를 통해 알 수있다. 알파고는 만들어진지 단 5개월만에 이세돌9단을 꺾었다. 인간이 만든 AI에게 바둑의 룰만 입력시켰을 뿐인데 단 몇개월 만에 스스로 학습능력을 길러 20년 넘게 바둑기사로 활동해온 고수들을 압도적인 승률로 이겨버렸다.  내가 바둑기사라도 복잡한 생각이 들 것 같다. 인간이 만든AI(그것도 바둑기사가 만든 것도 아닌 IT 계열 과학자들이 만든..)가 최정상급 바둑기사들을 쉽게 이겨버리고, 또 그 AI와 대국을 통해 수많은 바둑기사들이 바둑을 배우고 있다라... 시대의 흐름이니 나도 AI와 싸워가며 새로운 바둑기술을 익혀야 하는걸까? 이렇게 AI와의 대국을 통해 실력을 키워 1등을 하면 느낌이 좋을까?? 사람이 아닌 기계로부터 배운 기술로 사람끼리 경쟁하여 1등을 가린다는게 이치에 맞는건가??  나의 바둑에 뿌리가 흔들릴것 같은 느낌일 것이라 상상해본다

 

인간의 영역, AI의 영역 

AI가 사회에서 '일정부분'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해 줄때, 우리는 만족감을 느낀다. 가령 자동주행 자동차나 인공지능 청소기 같은것들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정부분'의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인간들이 지배하고 있는 영역(이 부분 만큼은 AI가 닿을수 없는 영역이야 라고 생각하는 그 '영역')을 넘어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미 AI의 편리함을 느낀 인간은 이 편리함을 포기할만한 자제력이 없을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멀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AI가 인간의영역에 들어와 계산할 수 없는 영역까지 사회를 컨트롤 하게 될 것이다.  

 

태권도를 비롯한 인간들이 경쟁하는 격투기의 미래

수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고 고심하며 대국을 이어나가야 하는 바둑을 평정해버린 알파고를 격투기에 적용해보면 이런 상상을 해볼 수 있다. 경기중 일어나는 여려가지의 상황들을 경우의 수로 인식하여 상황1 에서 상대방이 왼쪽 주먹을 내지를 경우 확률 52%, 상황2에서 내머리로 발차기가 날아올 확률 90% 이런식으로 말이다. 선수는 이런 데이터를 인식하고 경기에 대입하여 승리를 쟁취하려 한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고 쌓이면 점점 더 AI의 분석은 정확해질것이고 이기기 위해선 AI에 더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다.(코치 10명이 달라붙어 분석을 하더라도 AI의 분석력은 넘사벽 일 것이다) 감히 예상하건데 이런 격투기판에서 승률을 높이는 최우선 조건은 AI프로그램이 분석한 데이터 학습능력일 것이다.

 보는 사람은 그다지 달라질건 없겠지만 많은 격투가들이 회의감이 들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동경했던 이소룡, 무하마드 알리 등의 철학이나 기술들이 본인에게 와닿는 느낌은 예전같지 않을것이며, 기술의 습득, 기본기에 충실하기 보다는 AI의 코칭에 더 집중할 것이다(AI에게 의존하는 것이 맞나?? 라는 의문을 스스로 품는 경우도 있겠지만 승리를 위해선 어쩔수 없을것이다).   

 

 

AI 는 그동안 인간이 살아온 사회에서 상상할수 없는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가정, 회사, 사회 인프라 등등에 영향을 끼치면서 그동안의 인간들의 관습을 뿌리채 흔들어 놓을것이다. 누구는 '편리해서 좋다'라고 생각할 것이고, 누구는 '이렇게 AI에게 인간이 지배당해가는구나' 싶을것이다. 과거에 인터넷이 사방에 깔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정보검색을 쉽게쉽게 할때에는 '아 편리하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AI가 우리생활에 들어왔을땐 '무섭다'라는 생각이 들법도 하다. 

 AI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인간만이 누릴수 있는 가치를 찾아 헤매야 하는것일까? AI가 결코 발디딜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을 구축해야 하는것일까? 

  그동안 AI가 정복하지 못한 영역이었던 바둑을 정복하고 이세돌을 은퇴시켜버린 알파고와 이후의 AI 프로그램들은 인간의 엄청난 창조물인 동시에 잠재적 지배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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