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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펀치를 알고 있을것이다.

 

 

그 유명한 1인치 펀치이다. 이소룡은 미국에서 많은 무술가들 앞에서 저 1인치 펀치를 시범보였다. 자신의 주먹과 상대와의 거리까지 약 1인치의 거리를 유지하였다가 순간적인 힘을 이용해 타격을 하였다. 그 펀치를 맞은 상대는 충격을 받고 뒤에 있는 의자에 주저앉아 버린다.

 이 펀치를 처음 봤을땐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건지 이해를 못했었는데, 최근에 곰곰히 생각해보는 계기가 생겨 이것과 관련하여 글을 쓰게 되었다.

 

 

이 펀치를 시범으로 보인 이유

분명 이 펀치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보여준 이유가 있을 것이다.(실내경기장 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시연) 아마도 이소룡이 가장 자신있는 기술이었을 것이며 자신의 철학을 일부분이라도 보여줄 수 있는 기술 이라서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소룡의 가장 큰 특 장점이라면 역시나 '속도'이다. 정지자세에서 속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상대에게 적지않은 타격을 입힐수 있었고(타격거리가 1인치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본인'만이 이런 극한의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기술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힘=질량x가속도 라는 공식을 생각하면 속도도 속도지만 질량이라는 수치가 어느정도 되어야 힘이 배가될 것이다. 하지만 몸무게 60키로 남짓의 이소룡이 이 기술을 보인 이유는 명확하다. 질량이 얼마 나가지 않더라도 스피드를 배가시키면 충분한 파괴력을 보여줄수 있다는 것. 물론 단순히 이소룡이  이 시범에서 스피드만을 강조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베컴과 카를로스의 프리킥

뜬금없이 축구이야기를 해야겠다. 사실 이소룡의 1인치 펀치에 대한 글을 쓰게된 이유도 이 두사람의 프리킥이 동기가 되었다.(난 태권도 만큼이나 축구를 좋아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 두사람을 잘 알것이다. 킥에 달인이며 프리킥하면 떠오르는 사람이다. 이 두사람의 킥은 전성기시절 시속 140키로를 넘겼다고 한다. 몸무게 70키로 남짓한 사람이 축구공을 차서 140키로를 넘긴다는건 신문에 실릴만한 일이다.(보통 축구선수들이 공을차면 100키로에서 정말 높게 나와야 130키로 정도) 저 두사람은 왜 저렇게 빠른 킥을 구사할수 있었을까? 물론 허벅지 근육과 발목 힘 등 육체적인 조건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극도로 빠른킥을 설명하기엔 아주 많이 부족하다. 그 이유는 저 두사람의 '테크닉' 이다. 킥은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다리에 힘줘서 힘있게 빵차면 되는줄 안다. 하지만 축구에서 프리킥은 준비자세에서 부터 시작한다. 힘을 뺀 릴랙스된 준비자세에서 한걸음, 두걸음씩 딛을때의 호흡과 디딤발의 위치, 딛는 다리(무릎)의 각도, 공과 발이 닿는 부분, 차고나서의 마무리 동작까지. 이 부분들이 하나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최상의 킥이 나오는 것이다. 이 일련의 과정들을 베컴과 카를로스는 완벽에 가깝게 수행하였기 때문에 최고의 프리키커로 유명세를 얻을수 있었다.(물론 이 과정들을 몸으로 습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투자되었을 것이다.)  

 이 두사람의 킥의 과정과 이소룡의 1인치 펀치는 겹치는게 많다. '발경'이라고 까지 불리는 이소룡의 1인치 펀치는 릴랙스 된 정지자세에서 시작하여 지면반력, 몸통근육의 회전력을 팔로 연결시켜 주먹으로 힘을 집중시키고 타격을 가한다.  이 과정들이 너무 순간적이라 눈으로 캐치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이소룡은 이 힘의 작용을 몸에 체화시켰기 때문에 시범보였을 것이다.

 

 

아직까지 이 시범이 유효한 이유

힘센 사람이 수많은 벽돌 또는 대리석을 손이나 발, 다른 신체 부위를 이용하여 격파하는 시범은 예나 지금이나 있어왔다. 신체적 능력을 이용하여 다량의 격파물을 격파하는 사람은 언제나 있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소룡의 1인치 펀치는 앞에 언급한 단순한 힘의 방출을 보여주는것을 넘어서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어도 지금까지 언급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한 그 '무언가'는 다음과 같다. 상대방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한 공격 행위는 단순히 팔(다리)로만 하는 것이 아닌 다리, 몸통, 어깨, 팔 즉 온몸을 톱니바퀴처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행해야 하며 신체 각부분에서 힘이 전달되는 타이밍이 완벽에 가까워 지도록 수련해야 한다는것. (아마도 그는 그가 강조하고자 했던 '동작의 연결', '타이밍'을 강조하기 위해 펀치의 거리를 1인치로 한정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소룡은 이 과정들을 완벽에 가깝게 수행하기 위해  연구와 수련을 거듭하였고 그 결과를 '1인치 펀치'에 담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1인치 펀치' 시범은 이소룡이 추구하는 타격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완성형 펀치 기술의 매뉴얼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타격을 위주로한 격투기를 오랫동안 꾸준히 수련한 사람이라면 위의 내용들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릴랙스된 자세에서 시작하여 정확한 타이밍으로 각 관절들이 움직여 타격지점에 내 신체가 닿았을때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가히 이상적인 타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타격가들에게는 이렇게 100번 시도하면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이상적인 타격의 빈도수를 높이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이소룡은 이러한 이상적인 타격을 충분히 체험하였기 때문에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고 시범에 녹여낸 것이다. 그는 과거에 경험할 수 없었던 이러한 유형의 시범을 그 시대에 많은 무술가들 앞에서 시연할만한 머리와 신체능력을 보유 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가 역사적인 무술인으로 회자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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